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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이야기

드라마 학교와 다큐멘터리 학교의 눈물, 서로 다른 평가를 받는 이유!

 

 

드라마 <학교>와 다큐멘터리 <학교의 눈물>, 서로 다른 평가를 받는 이유!

 

KBS <학교> 시리즈의 계보를 이으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학교 2013>이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주 월요일에 총 16회 에피소드가 마무리 되었고, 어제는 드라마 출연자들이 스튜디오에 출연하는 특집 <학교에 가자>를 방송했는데요. '학교폭력', '왕따', '시험문제 유출', '학폭 의원회', '피해자 전학 및 가해자 처벌과정' 등 2013년 현재 고등학교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을 법한 일들을 과감하게 다루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주인공 남녀의 로멘스에 치중하여 주제의식을 잃어버리는 여타의 드라마와는 다르게 끝까지 '학교와 학생, 그리고 교사'에 집중한 웰메이드 작품을 완성해 냈는데요.

 

많은 호평을 받으며 마무리 된 드라마 학교 2013...

 

비슷한 시기 SBS에서는 3부작 다큐멘터리 <학교의 눈물>을 방송했습니다. 1부에서는 실제 학교폭력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어떤 생활을 하고 있으며 왜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밝혔고, 2부에서는  <소나기 학교>라는 시설에 한데 모아 특수교육을 받는 과정을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외국 학교에서의 집단따돌림, 왕따 문제를 취재해 우리나라와 비교하고, 직접 학생들에게 '왕따 체험'을 경험하게 해 보는 과정을 담았는데요. 학교 폭력 문제를 전면으로 다룬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내용면에서 상당수의 시청자에게 '가해자 미화'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장르는 다르지만 같은 시기에 같은 주제를 전면에 놓고 다룬 드라마 <학교>와 다큐멘터리 <학교의 눈물>이 이처럼 서로 상반된 평가를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 '가해자 미화'라는 점만을 놓고 보았을 때 <학교>는 <학교의 눈물>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하지 않은 드라마였습니다. 극중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에게는 가차없이 폭력을 휘두르며 반아이들 전체를 자신의 손바닥 아래에 놓은 절대권력자 '오정호'가 드라마 말미에서는 불우한 환경이 만들어낸 피해자임이 밝혀지며 한단계 성장하는 감동스토리로 마무리 되니까요. 게다가 한 때 오정호보다도 더한 일진이었던 고남순과 박흥수의 모습은 누구보다도 매력적으로 그려집니다. 이런 점에서 보았을 때 <학교의 눈물>이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게 된 것은 단순히 '가해자 미화' 때문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같은 학교폭력 문제를 다룬 두 프로그램이 서로 다른 평가를 받게 된 이유는 뭘까요?

 

그렇다면 대체 두 프로그램의 어떤 점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상반된 평가를 내리게 만들었을까요? 먼저 드라마 <학교>는 학교폭력 가해자들을 용서해 주기는 하지만 절대로 '대가 없이' 용서해 주지는 않습니다. 극중 폭력의 중심에 서 있는 오정호는 자신이 저질러 왔던 폭력의 대가를 혹독하리만큼 치릅니다. 학교의 처벌을 받아 예전과 같은 힘을 잃게 된 후, 반 아이들이 그에게서 등을 돌리고 결국에는 학교를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에까지 몰리게 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잘못된 이전의 행동들 때문에 자신도 폭력의 희생자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많은 일을 겪고나서 뒤늦게 학교의 소중함을 깨달았지만, 결국 학교로 돌아오지 못하게 되는데요.

 

한때 일진이었지만 지금은 평범한 학생처럼 학교를 다니던 고남순 역시 과거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중학교 시절 친구이자 아픈 기억인 박흥수가 등장하고 뒤늦게 자신이 저질렀던 죄에 대한 대가를 치릅니다. 김흥수 역시 교내에서 핸드폰 분실사건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용의자로 지목되어 경찰조사를 받게 되고요. 억울하게 경찰에 의해 끌려가면서 김흥수는 "안 훔쳤는데 왜 끌려가냐"고 묻는 고남순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막 살았으니까".

 

과거 자신이 저질렀던 학교폭력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극적으로 보여주었던 드라마 학교... 

 

드라마 <학교>는 가해자가 성장하고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들이 저질렀던 '과거 잘못' 만큼은 단호하게 꾸짖고 벌을 줍니다. '그땐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다'라는 식으로 덮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요. 그리고 그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루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스토리를 전개시킵니다. 언뜻 보면 가해자를 미화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입니다. 그들이 과거에 했던 일들이 얼마나 잘못된 일이고, 그것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얼마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다큐멘터리 <학교의 눈물>에는 그러한 과정이 없습니다. 1부에서 가해학생이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언급되기는 하지만 결과만을 알려주는 것이기에 마음에 와닿지 않습니다. 2부에서는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을 한 공간에 놓고 생활하게 하는데 오히려 그것을 더 즐기는 쪽은 가해학생들입니다.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처벌받은 이후 잘못을 뉘우치고 달라져 있는 가해학생들의 모습인데 '소나기 학교'에 와서도 피해학생 등에 업히고 담배를 빼앗는 등 이전과 비슷한 행위를 반복하는데요. <학교의 눈물>은 가해학생이 과거에 저질럿던 잘못들을 마치 '없었던 일인 것'처럼 취급합니다. 집요할 정도로 폭력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는 <학교>와는 반대로 말이지요.

 

마치 과거의 학교폭력은 없었던 일처럼 여기며 생활했던 소나기 학교의 가해학생들...

물론 드라마와 다큐멘터리의 장르적 특성상 같은 주제라 하더라도 다루는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드라마는 아무리 현실에 기반을 두고있다 하더라도 결국 허구의 이야기이니 가능한 극적인 장치를 동원해 등장인물들을 끊임없이 위기에 빠뜨려야 하고, 그것을 위해서 가해학생들의 과거 잘못을 끊임없이 들춰낼 수밖에 없지요. 다큐멘터리는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해야하니 과거 처벌받은 일에 대한 이중처벌은 피해야 할 것이고요. 하지만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의 정서는 아무래도 전자 쪽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학교폭력 문제는 우리의 일상과 아주 근접한 소재이기 때문에 더욱 감정적으로 몰입하게 될 수밖에 없는데요. 똑같이 학교폭력 문제를 다루었지만 두 프로그램이 서로 상반된 평가를 받게 된 것은 이런 이유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세상에는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감정적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학교폭력'은 그런 문제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일 텐데요. 드라마 <학교>는 그런 학교폭력을 감정적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냈고, 그것에 시청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반면에 <학교의 눈물>은 머리로 이해하게 하는데 그친 것 같은데요. 이와 같은 차이는 앞에서 말한 드라마와 다큐멘터리의 서로 다른 특성에 기인한 것이니 어쩔 수 없는 결과라는 생각도 듭니다. 두 프로그램 모두 민감한 소재인 '학교폭력'을 전면에 다루어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을 텐데요. 더 이상 '학교'에서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이 나오지 않도록 우리도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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