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이야기2013. 3. 13. 08:02

 

 

 

나인, 케이블 채널의 왕자 tvN이 지상파 드라마들에게 던진 도전장!

 

옛날의 케이블 드라마가 아니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케이블 드라마의 대부분은 '19금 컨텐츠'가 아니면 경쟁력을 갖지 못했으나, 지금은 지상파 드라마와는 다른 새로운 킬러콘텐츠로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이렇게 케이블 드라마가 경쟁력 있게 자리잡을 수 있었던 기반에는 tvN의 자체제작 콘텐츠들이 있었고, 그 중심에는 작년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인현왕후의 남자>가 있었다.

 

<인현왕후의 남자>와 감독, 작가가 동일한 <나인>...

 

그런 점에서 <인현왕후의 남자>와  제작진(감독 김병수, 작가 송재정)을 공유하는 tvN의 새로운 월화드라마 <나인>은 첫방송 전부터 시청자에게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머리와 꼬리를 자르고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자면 <인현왕후의 남자>와 <나인>은 상당히 많은 부분이 닮아 있다. 일단 두 드라마를 관통하는 중심소재가 '타임슬립'으로 동일하다. <인현왕후의 남자>의 주인공 '김붕도(지현우 분)'가 부적을 이용해 조선시대에서 현대를 오갓던 것처럼, <나인>의 주인공 박선우(이진욱 분) 역시 신비한 '향'을 피우면 과거로 타임슬립 하게 된다.

 

남주인공이 과거에 있었던 사건의 음모를 파해치고, 복수를 계획한다는 메인 플롯도 비슷하다. '김붕도'는 인현왕후를 지키고 자신의 아버지의 원수 '민암'에게 복수하기 위해 움직이고, '박선우' 역시 아버지의 원수 최진철을 무너뜨려 한다. 그러다보니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남주인공에게 집중되어 있고, 여주인공은 조력자 정도로 머무르게 되는 점 역시 동일하다. <인현왕후의 남자>에서 '김붕도'는 화살에 맞고 죽을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었지만 여주인공 최희진(유인나 분)은 그저 현대생활에 익숙해지도록 도움을 주는 정도의 활약밖에 하지 못했던 것처럼, <나인>의 주인공 주민영(조윤희 분) 역시 그정도의 역할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케이블 드라마로서는 드물게 '정극'에 도전한 <나인> 

 

이처럼 소재나 메인 플롯에서 유사한 점이 많아보이는 <인현왕후의 남자>와 <나인>이지만, 그 분위기에 있어서만큼은 차이가 크다. <인현왕후의 남자>가 '시트콤'에 가까울 정도로 유머를 살린 드라마였다면, <나인>은 정극 드라마에 가깝다. 사실 이러한 '정극'에의 도전은, 케이블 드라마로서는 약간의 모험일 수 있다. tvN 드라마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두었던 콘텐츠가 <응답하라 1997>이라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케이블 채널에서는 정극보다는 시트콤과 정극을 반쯤 섞어놓은 듯한 분위기의 트렌디한 드라마가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 현실적으로 정극 드라마는 좀 더 많은 제작비와 시설, 인력을 동원할 수 있는 지상파 드라마의 퀄리티를 뛰어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테지만, <나인>이 수익성을 추구하는 민영방송사인 CJ E&M의 컨텐츠인 이상 도전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어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보았을 때 <나인>의 1, 2회는 케이블에서 정극 드라마가 성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심어 주었다. 드라마의 시작부터 '네팔'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보여주어 시선을 사로잡았고, 각각 주인공 역을 맞은 이진욱과 조윤희는 안정된 연기력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남주인공 '박선우'가 1년도 남지 않은 시한부 설정과 그 때문에 서두를 수밖에 없는 복수와 연애, 그리고 박정우의 시체가 쥐고 있던 신비한 '향'을 통한 타임슬립이 합쳐져 1, 2회 동안 지루할 틈이 없이 빠른 전개를 유지할 수 있었다.

 

1, 2회에서 시선을 사로잡은 네팔의 수려한 경관...

tvN에서도 공을 들여 제작하고 있음을 알게 해주는 부분이었다. 

 

아직 풀어내야할 떡밥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보아, 앞으로도 <나인>의 전개 속도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 드라마 치고는 약간 긴 편인 20부작으로 예정되어 있지만, '시한부 인생의 주인공' + '부모님의 복수' + '형의 의문의 죽음' + '타임슬립을 가능하게 하는 향과 삐삐' + '알콩달콩한 연애' 등 시청자의 관심을 끌만한 요소들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으니 적어도 내용이 부족해 드라마의 호흡이 느려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일단 주인공 간의 캐미(캐미스트리의 준말, 여기서는 주인공들간의 알콩달콩한 조합을 말한다)가 나쁘지는 않지만 <인현왕후의 남자>만은 못하다. 이는 '박선우-주민영' 커플의 캐미가 떨어진다기보다는 '김붕도-최희진' 커플의 캐미가 워낙에 대단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과거에서 맨몸으로 올라온 '김붕도'와 '인현왕후'를 연기해야만 하는 '최희진' 커플은 신비스러우면서도 재미가 쏟아지는 조합이었지만, 박선우-주민영 커플은 달달함 면에서 뭔가 2% 부족해 보인다.

 

2화에서 보여주었던 주민영의 '가운데 손가락 퍼포먼스' 같은 활약이 더 많이 필요하다.

'뇌가 가출한 여자친구' 역할로 끝내기에는 주민영의 캐릭터가 아깝다. 

 

정극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드라마의 분위기가 무거워 보이는 점도 아쉽다. 진지할 때에는 진지하고, 가벼울 때에는 가벼운 완급조절이 필요한데 '죽음'과 '복수'에 집중하다보니 분위기가 점점 가라앉는다. 특히 2회 방송분에서는 여주인공인 '주민영'이 많이 등장하지 않게 됨으로서 분위기가 더욱 무거워졌다. 갖은 '조력자' 역할에만 머물렀음에도 '김붕도'와 비슷한 비중으로 다루어졌던 '최희진'과는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나인>에서 역시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주민영'의 캐릭터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나인>은 <응답하라 1997>처럼 90세대를 겨냥한 드라마도 아니고, <로맨스가 필요해>나 <인현왕후의 남자>처럼 젊은 여성층을 집중공략한 드라마도 아니다. 그런 점에서 <나인>은 더욱 다양한 시청층을 끌어들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특정 시청층마저 붙잡아 놓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케이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정극'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는 <나인>이 '도전' 이상의 의미있는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앞으로의 내용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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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후치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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